[덴마크 #092] 오덴세 안데르센 박물관, 그리고 동화 공연



[덴마크 #092] 오덴세 안데르센 박물관, 그리고 동화 공연


2박을 했던 코펜하겐을 떠나 덴마크 제 3의(혹은 4의) 도시라는 오덴세로 향했다. 오덴세를 가는 목적은 단연 안데르센 때문. 어린시절 안데르센 동화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데다가, 와이프가 워낙 동화와 관련된 것들을 좋아하는 관계로 유럽에서 꼭 가야 할 여행지 중 하나였다. 



덴마크의 고속도로는 무료였지만, 코펜하겐에서 오덴세로 향하는 긴 다리는 유료로 통행세를 내고 건너야 했다. 우리는 하이패스와 같은 장치가 없어서 직접 돈을 내야 했는데, 사람그림과 함께 Manuel 이라고 적혀 있어 대충 눈치를 챌 수 있었다.



오덴세가 위치한 곳은 퓐 섬(Fyn Island)로, 그 중심에 도시가 위치해 있다. 코펜하겐에서는 1시간 반~2시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하루 일정으로도 부담없이 들릴 수 있는 곳이었다.



박물관에서 가까운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바로 안데르센 박물관으로 향했다. 



안데르센 박물관 입장권 2장. 가격은 시기마다 달라지는 듯 하지만, 현재 기준 95 DKK. 입장권을 사러 들어가자마자 안내를 하는 분이 곧 바로 밖에서 공연이 시작되니, 먼저 공연을 보고 나서 박물관을 둘러보라고 조언을 했다. 어차피 오늘 하루는 오덴세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던 만큼, 우리는 입장을 잠깐 미루고 바깥에 위치한 잔디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안데르센 박물관 홈페이지 : http://museum.odense.dk/museer/hc-andersens-hus



왜 들어오면서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는걸 발견하지 못했을까 싶지만, 어쨌든 우리가 자리를 잡고 나와서 앉자마자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분위기로 봤을 때 딱 아이들을 위한 눈높이의 공연이긴 했지만 대부분의 동화를 알고 있는 만큼 우리도 '아 저건 그 동화였지~'하면서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들이 모두 나와서 가볍게 노래를 불렀다. 여기서 보더라도 대충 감이 오는 동화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릴적 안데르센 동화 전집을 읽었던 것 같은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일단 덴마크어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큰 이유였고. 뭐, 굳이 알아듣지 못해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은 없었지만.





아... 처음부터 무슨 동화인지 모르겠다. -_-;; 그 땐 알았던 거 같은데..



계란을 든 할머니는 누구셨을까..;;



이건 '공주와 완두콩'... 완두콩 치곤 좀 많이 크지만.



이쯤되니.. 그냥 동화를 몰랐다고 인정해야 될 거 같다. --;



너무나도 유명한, 성냥팔이 소녀.





벌거벗은 임금님.



사람이 아주 많은 날은 아니어서 다들 이렇게 잔디밭에 앉아서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저 벌거벗은 임금님은 재단사가 와서 열심히 옷도 재고 했지만...벗지는 않았다. 아, 벗으면 더이상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아닌가.



이건 부싯돌 상자 이야기인듯. 옛날에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엔 저 병사가 참 나쁜놈이라고 생각했다.--;



맑은 날 오후. 노래와 함께 이어지는 공연. 사실, 학예회...에서 조금 더 나은 수준이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뭐랄까, 그냥 동화를 읽는 느낌?



엄지공주.



이건..굴뚝으로 봐서...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 이야기인듯.



너무나도 유명한 인어공주...(치고는 좀 허접했지만, 사실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도 만만찮았으니..)



그렇게 이야기들이 끝났다. 아, 지붕에 보이는 건 '백조가 된 미운 아기오리' 이야기인듯. 그 외에도 몇가지 이야기가 더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어둔 건 없었다.



진행을 맡았던 아저씨. 꼭 지금도 다시 책을 펼치고 이야기를 들려줄것만 같다. '덴마크어로.'



꽤 많았던 사람들. 뭐 다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와서 가까이 앉아서 보기보다는 그냥 넓게 퍼져서 보는 분위기였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포즈를 잡아주시는 벌거벗은 임금님.



그렇게 야외에서 30여분 정도 진행된 공연을 보고 다시 안데르센 박물관으로 들어왔다. 안데르센 박물관 내에는 안데르센이 사용했던 물건에서부터, 그가 동화를 수집하고 쓰면서 여행했던 경로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 나보다도 와이프가 더 좋아했었는데, 난 안데르센이 그렇게 큰 사람인줄은 몰랐다.



뭐랄까, 동화를 읽을 때는 이런 느낌의 작가는 아니었는데..ㅎㅎ



동화 작가이기 때문일까, 안데르센 조각상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안데르센의 작품들.



그가 여행했던 경로. 이 사진에서는 주로 덴마크다.




안데르센이 태어난 것으로 짐작되는 방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안데르센의 생가 집 입구 모습.



그리고 박물관에는 전 세계에 출판된 안데르센 동화책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영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있었는데, 그 중에도 우리는 한국어가 있는지 찾아보러 다녔다.



그리고 발견했다. 몇권 정도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꽤 많은 책들이 꽃혀 있었다. 책들의 디자인으로 보아서는 정말 꽤 오래된 녀석들(80~90년대 즈음?)인거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이 모여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긴 했다. 예전에 데츠카 오사무 박물관을 갔을 때 한글로 된 아톰 만화책을 발견한 그런 기분?



목소리를 빼앗긴 인어공주.



백조가 된 오리 이야기.



아...그렇게 방금 전에 오리(이기보다는 백조) 그림을 보고 나왔는데, 이렇게 인형을 팔고 있었다. 그것도 팔에 무게 중심이 있어서 저렇게 의자에 걸쳐지는 귀여운 녀석이!!!... 뭐, 그래서 샀다. -_-;;; 사실 박물관 자체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긴 했는데, 박물관 앞에서 공연도 보고 이렇게 둘러본다면 오덴세에 올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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