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화산 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은 다름아닌 비지터 센터(Visitor Center)였다. 들어오면서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지도를 받았지만, 이 국립공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비지터센터의 역할이 컸다. 이곳에서는 빅아일랜드의 다양한 지질학적인 설명과 식물들, 그리고 화산폭발에 대한 정보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 중 한국 사람들의 비중이 적지 않은지, 한국어로 된 안내지도도 비치되어 있었다. 번역한 사람도 한국사람인 듯 꽤 매끄럽게 번역되어 있었는데, 그러고보면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의 숫자도 무시 못하니 이런 퀄리티의 안내지도가 비치될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지도와 함께 보면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한바퀴를 도는 크레이터 림 로드(Crater Rim Road)와 남쪽의 해안으로 내려가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 로드(Chain of Crater Road)로 구성되어 있다. 크레이터 림 로드는 원래 한바퀴를 돌 수 있는 일주도로지만, 2011년 3월 초에 있었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Halemaumau Crater)의 폭발로 인해서 용암의 길이 바뀌었고, 그로인한 유황 등의 분출로 인해서 서쪽의 도로는 현재 통행금지 상태이다. 가장 서쪽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재거 박물관(Jagger Museum)까지인데, 이 곳에서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를 조망할 수 있다.
3월 초에 있었던 화산의 분출경로 변화와 그 당시 사진을 찍어놓은 것 역시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가 4월 초에 갔었으니, 꽤 빨리 반영된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
그렇게 비지터센터에서 가볍게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 대한 감을 잡은 후에, 바로 다음 목적지인 설스톤 라바 튜드(Thurston Lava Tube)로 향했다. 이곳의 주차장은 길 옆으로 있고 협소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오는 시간에는 주차를 하기 위해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을 다 둘러보고 체인 오브 크레이터의 로드까지 갈 생각이라면 최소한 오전 중에는 도착을 해야 할 듯 싶다. 우리야 1박 2일 일정이었으니 별 문제는 없었지만.
용암이 흘러감으로써 생긴 용암 동굴인 설스톤 라바튜브를 보러 가는 길.
이렇게 가파른 길을 따라서 내려가는 것 같아보이지만, 경사가 살짝 급했다가 다시 완만해진다. 동굴의 입구까지 얼마 걸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 느낌으로 걸어갈 수 있는 곳이다.
빅아일랜드 섬은 하와이의 섬들 중에서 가장 젊은 섬인데, 그 때문일까. 정원의 섬이라 불리는 카우아이섬과 비교하면 정말 야생의 느낌이 드는 자연을 가지고 있었다. 열대우림의 식물들도 그런 느낌들을 더 많이 준다고나 할까? 어쨌든, 야성적인 남자의 느낌을 가진 섬이다.
용암 동굴의 입구.
누구나 여기 앞에 서서 기념사진을 한장씩 찍고 들어가고 있었다. 덕분에 좁은 다리는 항상 병목현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짜증내지 않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뭐, 기다린다고 해도 5분정도였지만.
용암동굴의 모습.
안에는 어둡긴 하지만 조명이 켜져 있어서 ISO를 잔뜩 높이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람들 여럿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용암동굴이었는데, 곳곳에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서 걸을때 조심을 해야 했다. 동굴을 다 걷는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래도 조명이 가장 잘 비추는 곳에서 와이프 사진 한장. 근데, 조명 때문일까.. 조금 귀신처럼 나왔다.;;
동굴의 끝에 도착하면 이렇게 바깥쪽으로 나갈 수 있는 계단이 마련되어 있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계단으로 빠져나가, 열대우림 숲을 걸으며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갈 수 있게 되어있따. 누구나 부담없이 갈 수 있지만, 걷는 재미가 꽤 쏠쏠한 코스가 아닐까 싶다.
계단의 뒤쪽으로는 계속 동굴이 이어지는데, 이곳에서부터는 조명이 없다. 이곳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앞으로는 조명이 없으므로, 개인 조명을 이용해서 원하는 만큼 가 보세요'라는 안내가 있다. 하지만, 정말 칠흙같은 어둠이기 때문에 후레쉬를 가진 사람도 얼마 가지 않아 돌아왔다. 사실, 나도 도전해봤지만.. 너무 깊은 어둠이라서..ㅎ
이런 느낌의 열대 우림.
어찌보면 무서울 수도 있지만, 빛이 충분한 낮 시간대.. 그리고 맑은 날보다 비오거나 흐린날이 조금 더 촉촉하게 보이는 풍경을 만들어 준다. 이런 습한 느낌의 풍경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이런 풍경은 예전에 올림픽 국립공원에 갔을 때에도 한번 봤었는데..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풍경이다.
그렇게 열대우림에서 서로의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한 외국인 부부가 와서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카메라를 받아갔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정 중앙에 정직하게 우리 둘을 배치해주신 실력. 하지만, 흔들림 없이 잘 찍어주셨으니 만족이라 해야 하나 ㅎㅎ
이렇게 촉촉한 느낌이 너무 좋다.
걸을만한 산책코스를 걷는 사람들은 모두 발걸음이 굉장히 가벼워 보였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낮으면서도 즐겁게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자 코스이니까 ^^
설스톤 라바 튜브의 시작지점이자 끝 지점에는 이렇게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동굴을 빠져나와 걸어오면서도 새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이곳에 서서 귀를 쫑긋 기울여보면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꼭 자연의 한 가운데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새 소리에 집중하면, 주변의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는 어느덧 서서히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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